한동안 여름이 너무 빨리 오는 것 같아 두려웠습니다. 가뜩이나 짧은 이 계절, 제가 가장 좋아하는 철이 더 짧아진다 생각하니 입맛이 다 떨어지려 했습니다. 하지만 계절이 온다는데 뭐 제가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정신을 차리고 보리차와 옥수수차 끓이는 연습을 했습니다.
보리차와 옥수수차가 연습까지 해야 될 것이냐 물으신다면 글쎄, 꼭 그런 것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나름의 어려움이 있긴 있습니다. 이제 많은 차 제품이 티백으로 나오는데요, 이게 표백이 안 된 재생지를 쓰다 보니 우리면 종이맛도 함께 배입니다. 가뜩이나 티백이 덜 맛있는데 종이맛까지 따라붙으니 영 즐겁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원물을 사서 끓이기 시작했는데 이게 또 너무 오래 안 만들어 먹다 보니 감이 전혀 없더라고요. 전기주전자에 딸려 나오는 거름망으로 우리는데 양과 시간 모두 어떻게 조정을 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애를 먹다가 최근 드디어 감을 잡았습니다. 보리든 옥수수든 제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적게 써야 하더라고요.
하여간 그렇게 보리차와 옥수수차를 끓여서 물통에 담아 냉장고에 부지런히 채워두고 있습니다. 마시는 속도에 맞추려면 매일 1.5L씩 우려내야 하는데 나쁘지 않습니다. 물통은 이케아 제품을 쓰고 있고요, 보리차와 옥수수차는 '방앗간청년'에서 사고 있습니다. 다들 공감하시겠지만 '청년'이라는 딱지가 붙은 걸 사랑하기란 쉽지 않은데 이곳에선 매우 멀쩡한 물건들을 팔고 있습니다. 보리차와 옥수수차 외에도 볶은콩이랄지 호박씨와 해바라기씨 등을 사서 잘 먹고 있습니다.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잘 하네' 그러고 잘 듣지는 않는 뮤지션인데 이번 앨범 선공개곡을 들어보니 느낌이 매우 좋습니다. 저는 한동안 월말 출간 예정인 책의 막바지 작업을 하느라 좀 정신이 없었습니다. 쓰고 또 몇백 번 읽은 원고라 지겨울 만도 한데 어째 저에게도 매우 재미있습니다. 다음 메일에 소식을 가지고 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