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일본의 시오콘부(소금다시마)를 '마법조미료'라고 소개했는데요, 중국이라고 질소냐! 라는 생각으로 소개해드리는 2탄입니다. 사실 '라오간마'는 브랜드 이름이고 많은 이야기가 얽혀 있습니다. 중국 구이저우성 구이양시의 가난한 과부 타오화비라는 사람이 생계를 해결하고자 국숫집을 열었습니다. 매콤한 고추기름을 듬뿍 얹은 국수가 메뉴였는데, 어느 날부터 국수보다 이 고추기름이 따로 더 잘 팔리기 시작합니다. 심지어 인근 식당들마저 소스를 몰래 훔쳐 쓸 정도로 수요가 폭발하자 타오화비는 1996년 국숫집을 닫고 공장을 차려 소스를 병입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라오간마 브랜드는 스리라차 핫소스처럼 미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결국 영어명 '칠리 크리스프'의 유니버스를 만들어 냅니다. 온갖 브랜드의 고추기름이 난립하게 된 것이죠. 근데 맛을 보면 정말 그럴만 합니다. 풍성한 기름 위에 맵고 얼얼하고 짜고 달고 감칠맛도 넘칩니다. 그리고 여섯 가지 제품이 있는데 땅콩이 든 것은 고소함도 매우 훌륭합니다.
그래서 사실은 시오콘부보다 더 여기저기 잘 어울립니다. 이삼 년 전 음식을 잘 못할 때에는 밥을 비벼서 먹었는데 그럭저럭 잘 넘어갔습니다. 계란이랑 잘 어울리니 후라이만 해서 얹어도 단박에 업그레이드가 됩니다. 심지어 마트에서 파는 구운 계란을 다져서 버무려 보았는데 맛있었습니다. 요즘은 셰프 왕의 채널에서 배운 대로 이 고추기름에 굴소스, 간장, 중국 흑식초, 설탕, 미원, 치킨파우더 등을 섞어 양념장을 만들어 오이, 옥수수면과 비빔국수를 만들었는데 매우 맛있었습니다. 응용을 한다면 국수 없이 오이만 버무려 드셔도 좋겠죠. 고수를 드실 수 있다면 금상첨화고요. 미국에선 심지어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끼얹어 먹는 것도 한참 유행했습니다.
라오간마는 국내에 여섯 가지 제품이 들어와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소나 돼지 등 고기를 첨가한 제품들이 있는데 축산물인데도 수입이 되더라고요(인기가 많은 미국에선 안되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다만 맛을 보니 고기가 약간 육포와 흡사하게 딱딱하기도 하고 썩 맛있지는 않아서 '원탑'인 땅콩이 든 제품만 사시면 휘뚜루마뚜루 잘 쓰시리라 믿습니다. 저는 아직 아이스크림에만 끼얹어 먹지는 않았을 뿐 온갖 조리에 써 보았는데요, 이것만으로 제육볶음 같은 걸 양념하면 간은 덜 배고 매운맛은 너무 강해지니까 저 위에 언급한 굴소스 양념장 같은 걸 만들어 쓰시라고 권합니다. 한편 반대로 오징어볶음, 오뎅볶음 등에 마지막 맛을 더하는 요소로 한 숟갈 정도 쓰시면 또 매우 좋습니다.
최근에 제미나이와 일본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요기 뉴 웨이브스'라는 밴드를 소개 받았습니다. 그냥 시티팝이라고 뭉뚱그려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사이키델릭이나 펑크(funk) 같은 요소들이 팝과 잘 어우러진, 대단히 훌륭한 록 밴드여서 오늘 소개해 드립니다. 유튜브에서 나오는 라이브 영상들이 더 좋아서, '아 이 밴드 진짜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