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이 뉴스레터에 답장을 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저는 답장을 매우 좋아해서 꼭 잘 받았다는 답장의 답장을 보냅니다. 그래서 지난 번엔 이런 마음으로 구독하는 다른 뉴스레터에 답장을 써보았습니다. '너무 잘 읽고 있습니다. 여행 다녀오신 지역 너무 좋아 보입니다. 저도 다음 여행지로 계획해 보아야겠습니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 그리고 답장은 받지 못했는데요(^^;), 아무래도 사람마다 기준이 다를 수 있다고 봅니다. 저 같은 사람은 답장이 좋지만 또 싫다거나 좋은데 무슨 말로 답을 해야 할 지 모르는 경우도 있겠지요. 어쨌거나 저는 답장이라면 언제나 환영입니다.
이번 주의 생활 정보입니다. 며칠 전 마트에 갔다가 아기 주먹만한 사과 다섯 개를 14,800원에 파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건이 좋은 마트라 이해를 못 하는 건 아니지만 요즘 과일값이 특히 만만치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이를 대비해 저희 집에는 비상 과일이 있습니다. 스페인의 알쿠니아 황도 통조림인데요, 과일을 즐겨 드시는데 예산 때문에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상자 단위로 들여 놓으실만 합니다. 200그램들이 소포장이 24개여서 한 번에 한 캔만 까서 드셔도 과일을 향한 욕구가 해소됩니다. 담겨 나오는 시럽이 부담스럽다 싶으시면 물에 살짝 헹궈서 드셔도 좋고요.
한편 지난 달에 급식 예산 절감인지 폐지로 갈 곳 없어진 김치가 있다고 해서 집에 뭔가 있으면서도 이것저것 5킬로그램을 샀는데요, 양념이 너무 많이 되어 있지 않고(파는 김치들 가끔 그래서 버거울 때가 있죠) 많이 짠 편도 아니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혹시 김치 담그기 귀찮다 생각하시는 분들 링크에서 한번 둘러보세요. 집을 찾지 못한 김치란 한국인에게는 매우 마음 아픈 존재 아니겠습니까?
다음으로는 지난 번에 반응이 은근히 뜨거웠던, 가족 찾는 고양이 소개를 스쳐 지나가듯 해보겠습니다. 사실 이 메일에 답장 이야기를 쓴 것도 지난 번에 제가 입양 홍보를 했었던 고양이가 결국 아주 좋은 가족을 만나 갔다는 소식을 잘 들었다고 말씀해주신 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번에 말씀을 드렸듯 저희 별이가 그래서 입양 공고 나온 치즈 여아 고양이들을 눈 여겨 봅니다. 모든 X 염색체에 누렁색털의 유전자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치즈는 네 마리 가운데 한 마리가 여아라고 합니다. 99%가 여아인 삼색이의 수준은 아니지만 나름 귀하죠.
그래서 지난 번에 소개를 드렸었던 뚜식이 말고 인스타그램에는 꿀벌이라는 치즈 여아가 하나 더 있습니다. 이 친구를 5개월 때인가부터 보고 좋은 곳으로 입양 가기를 빌었는데 9개월이 되도록 아직 가족을 찾지 못한 모양입니다. 이 뉴스레터를 보시는 분들께 입양을 고려해달라거나 그런 건 아니고요, 그냥 사진 보시면서 한번씩 생각이라도 해 주시면 어떨까 싶은 마음에서 소개를 합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귀여운 고양이를 생각하는 건 스트레스에 매우 좋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최근 유튜브에서 우연히 추천을 받은 칠레의 재즈 기타리스트이자 보컬인 카밀라 메자의 영상을 놓고 갑니다. 이번 주 내내 비가 온다던데 처지는 마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골라 보았습니다. 쌀쌀하고 빗방울에 우박에, 봄 속의 보너스 겨울이 찾아온 것 같습니다. 그렇게 반갑지는 않네요.